
사회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이 인간관계라고 말하고 주위를 둘러봐도 어디 하나 쉬워보이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건, 평범한 질문 하나로도 사람을 울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왜 찔러도 눈물 한 방울 안날 것 같던 사람들도 가장 슬펐던 때, 인생에서 가장 빛나던 시절, 가장 두려운 것 따위를 물으면 눈물을 떨구는 것일까. 나쓰메 소세키가 "평범한 사람도 마음 속을 들여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고 했는데 과연 그렇다.
고현정이 김승우에게 말한다. 자신은 아직도 사람에 의해 뭔가를 이루려는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그걸 버려야 하는데. 홍상수가 말하는 것이 항상 그런 것이다. 이미지가 아닌 실체를 봐라, 타인에 대한 기대를 접고 스스로 짊어져라. 김승우는 아마도 홍상수 자신을 투영한 캐릭터인 것 같다. 그는 이미지와 싸우느라 너무 힘들다고 말한다. 결국 이미지를 벗어나라는 이야기는 홍상수가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이다.
김태우야 뭐 원래 잘 어울렸지만 나머지 사람들, 김승우 고현정 송선미도 홍상수의 프레임 속으로 들어가니 어쩔 수 없는 홍상수식 캐릭터가 되버리더라. 그렇게 잘들 어우러질줄 몰랐는데 놀랬다. 고현정이란 캐릭터는 예전부터 느꼈지만 남자를 좀 우습게 아는 캐릭터의 전형이 아닌가 싶다. 김승우는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과 이 영화를 통해 새로운 연기인생을 시작한 것 같고... 어쨌든 영화 상당히 재밌다. 누구나 공감하고 웃으며 볼 수 있을듯. 개인적으로 요 근래 몇 작품중 가장 낫다.
홍상수 감독이 이런 영화를 계속 만들 수 있도록 아무쪼록 그를 둘러싼 이들의 아량이 계속되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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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9월9일, 스폰지하우스, 혼자
해변의 여인
김 승우,고 현정,송 선미 / 홍 상수
나의 점수 : ★★★★
홍상수 감독이 이런 영화를 계속 만들 수 있도록 아무쪼록 그를 둘러싼 이들의 아량이 계속되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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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고슴도치 2006/09/12 23:41 # 답글
아놔...대체 언제 이 영화들을 다 보는거란 말입니까....의문...
골룸 2006/09/13 10:04 # 답글
고슴도치/ 그냥 혼자놀기에요 ^^
틸 2006/09/13 12:04 # 삭제 답글
재미있었어. 이 영화.나로선 남자를 우습게 아는 고현전의 캐릭터가 몹시 마음에 든다만!
아우라ny 2006/09/13 19:49 # 답글
ㅎㅎ..고현정때문에 안보기 쉬운영화..
Real.C 2006/09/15 16:51 # 삭제 답글
개인적으론 이미지를 버리고 실체를 봐라-라는 그럴듯한 말.그럴듯하기 때문에 씨니컬하게 느껴졌었는데 골룸님은 다르게 보셨네요 ^^
글 잘 읽고 갑니다. 트랙백 날릴께요.
xerophyte 2006/09/17 15:51 # 답글
저는 이미지를 버리고 실체를 보라고 강의하는 중래가 너무 우스꽝스러워서, 그 강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더군요. 내용의 그럴듯함을 떠나서 말이죠.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