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영화제] 백일 밤의 꿈

이 작품은 일본의 유명한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의 '몽십야(夢十夜)'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몽십야는 모두 열 개의 꿈으로 이루어진 소설-이라고 해야할까, 나쓰메 소세키가 꾼 꿈의 이미지에 허구를 덧붙였으므로 소설은 소설이다-이다. 열 개의 꿈을 열 명의 감독이 각자 하나씩 맡아서 영화화했다. 기획 자체가 신선하고 스케일이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영화는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소설을 그대로 옮긴 듯한 부분이 있는가 하면 각색이 많이 들어간 부분도 있다. 그런데 각색이 많이 들어간 부분들이 주로 실망스럽다. 지나치게 공포물로 만들려고 한 억지스러운 부분도 보인다. 원작을 그대로 옮기지도 못했고, 각색을 통해 원작이 미치지 못한 감흥을 주는 데에도 실패한 것 같다. 그래도 기획 자체가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대학 시절에 몽십야를 읽고 그중에 세 편을 골라서 각 꿈들을 정신분석학적으로 평해보라는 레포트를 받은 기억이 난다. 꿈을 바탕으로 하다보니 내용이 난해한데 그걸 정신분석학적으로 평해보라니 무리한 요구였다. 그래도 나름 써보긴 했는데 지금 찾아서 읽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사람은 대부분 꿈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나쓰메 소세키 역시 그랬으리라. 아침에 일어나 바람처럼 사라지는 꿈의 잔상들을 가까스로 몇 토막 잡아내어 그것을 근거로 허구를 붙인 작품이 몽십야일 것이다. 꿈은 의식적인 노력 없이는 이야기로 만들어내기 쉽지 않다고 한다. 개연성도 없고 인과도 없는 허무맹랑한 단상들의 집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꿈을 하나의 이야기로 들려주는 사람은 작가로서의 소질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쓰메 소세키가 이 작품을 본다면 뭐라고 할지가 자못 궁금해진다.













열흘 밤의 꿈
짓소지 아키오,시미즈 다카시,시미즈 아츠시
나의 점수 : ★★★

원작에 관심이 있다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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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룸 | 2007/07/17 16:42 | 영화제 리포트 | 트랙백 | 덧글(2)

Commented by 하늘은블루 at 2007/07/18 22:06
제목에 꿈이라는 글자가 들어가서 그런지 보고나니까 한편의 꿈을 꾼거 같은 기분이 ^^;
시간대도 늦어서 보다가 졸다가 보다가 졸다가 해서 더욱 그랬던거 같아요 ㅎㅎ
Commented by 골룸 at 2007/07/18 22:45
크크 저랑 비슷한 시간대에 주무셨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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